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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여행/가요 이야기

육각형 싱어송라이터...조규찬

by 방구석 딴따라 2024.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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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다방면으로 뛰어난 재능의 소유자를 육각형 인간이라고들 하는데, 유래는 게임에서 능력치를 다이어그램화했을 때 나오는 모양에서 온 것 같습니다.

다양한 재능을 가진 뮤지션이라 할지라도, 모든 걸 가지기는 힘든데 예를 들면

작곡은 잘하지만 작사는 전문 작사가에 맡겨야 한다던가,

연주와 작곡, 프로듀싱까지 뛰어난 싱어송라이터지만 정작 노래 실력이 아쉽다던가 그런 경우들이 있습니다.

싱어송라이터는 Singer와 Songwriter가 합쳐진 말 그대로 작곡 능력을 갖춘 보컬, 혹은 반대로 노래를 곧 잘 하는 작곡가 정도로 생각할 수 있는데요

원래는 Folk 장르에서 혼자 연주와 노래와 작사, 작곡까지 하는 뮤지션들을 일컫는 말이었습니다.

좀 더 앞으로 가자면 오래전 유럽에서 기타의 전신인 lute를 연주하며 자신이 지은 시에 선율을 붙여서 노래하는 '음유시인'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lute

중세 유럽의 음유시인을 뜻하는 bard나 minstrel, 혹은 troubadour 등은 지역이나 시대마다 다양한 단어가 있긴 하지만 말 그대로 노래하는 시인을 뜻합니다.

우리나라에선 뭔가 작사도 잘하는 싱어송라이터들을 '노래하는 음유시인'이라고 표현할 때도 있는데, '역전앞'처럼 뜻이 중첩된 단어겠지요

유럽에서의 음유시인들의 전통은 미국으로 건너와 Folk 음악을 탄생시켰고, 그래서 한동안은 싱어송라이터는 포크음악을 하는 뮤지션들에게만 사용되었습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포크는 민속음악이 아닌 미국 대중음악계에서의 folk 음악을 뜻하니 엄밀히 말하면 american folk가 되겠네요

그래서 혼자 노래하고 연주하는 1인 뮤지션 장르를 Singersongwriter라고 했었는데요, 7~80년대 대중음악의 장르가 다양해지고 확산되면서 작사, 작곡 능력을 겸비한 보컬들도 싱어송라이터라고 지칭하면서 포크음악에서 다른 장르의 음악에도 쓰이게 되었습니다.

싱어송라이터하면 떠오르는 레전드 포크 뮤지션 밥딜런..

 

 

암튼, 서론이 길었는데 그래서 무슨 얘기를 하고 싶었냐 하면

작사를 잘 안 하거나, 작곡을 온전히 자기 혼자 해내지 못하거나 하면 진정한 의미의 싱어송라이터가 아닌 셈이죠..

우리나라의 싱어송라이터들은 그래서 완전한 싱어송라이터가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만 뭐 어쨌든..

그래서,

작사, 작곡, 편곡, 노래, 연주, 프로듀싱 등 모든 능력치가 정점을 찍은 뮤지션을 생각해 보자면 많은 뮤지션들이 어느 하나 때문에 필터링 될 수밖에 없는데, 국내 한정 뮤지션으로 좁히자면

최근 10년 동안은 악뮤의 이찬혁, (작곡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한다는 전제하에) 아이유

한때 같이 활동을 하기도 했었던 동년배 뮤지션 김동률, 이적, 재즈보컬그룹 낯선사람들을 이끌었던 고찬용

작고하신 유재하씨와 레전드 포크 뮤지션 송창식씨등이 생각나네요

그리고 제가 생각하는 국내 대중음악 뮤지션 중에 가장 완벽한 분으로 조규찬씨를 꼽고 싶습니다.

가창력의 기준은 주관적일 수밖에 없지만 보컬의 테크닉으로만 따진다면 녹음할 때 auto-tune의 도움 없이도 완벽한 피치를 자랑하는 음감과 넓은 음역대,

작사, 작곡, 편곡 능력에 피아노와 기타 연주도 수준급이고 프로듀서와 보컬 디렉터로도 탑티어이기 때문에 조규찬씨만한 육각형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생각하는데요

한가지 아쉬운건 스타성(?)이라고 할까.. 뭐 그렇습니다.

본격적으로 음악을 하기 전의 롤 모델이 조규찬이기도 하고, 지금도 좋아하고 뭐 그러네요

사석에선 만나본 적이 없지만.. 얘기는 많이 듣긴 했습니다.(완벽주의 성향 때문에 세션들이 많이 힘들어하는 뮤지션 중에 한 사람입니다.)

조규찬씨의 음악은 막상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에 들어간 적이 없는 걸로 압니다.

개인적으로 1집과 3집은 턱걸이 정도라도 들어갈만하지 않나 싶긴 한데, 선정위원들이 언더그라운드와 인디쪽에 좀 후하기도 하고, 나중엔 메인스트림 쪽도 형평성을 맞춰 선정하면서 외면당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유재하 음악 경연 대회 1회 대상곡은 조규찬 씨의 무지개입니다만, 막상 유재하 음악 경연 대회 출신으로 조규찬의 이름이 거론 안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예년에 비해 지금은 화제성이 떨어지긴 했습니다만, 한때는 재능 있는 뮤지션들의 등용문이었죠

여기 출신들이 고찬용(낯선 사람들), 유희열, 이한철, 나원주(자화상), 정지찬(자화상), 김연우, 스윗 소로우 등인데 찾아보니 방시혁도 있네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조규찬의 노래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348PkMEnocs&ab_channel=ChoKyuChan-Topic

 

 

조규찬은 50을 이미 넘은 중년이지만 지금도 소년 같은 목소리를 가지고 있네요

https://www.youtube.com/watch?v=s4FgwFN-m2c&list=PLnYs_HEJD3Y_ZWcAgHHsOOOfJvDTyfhsO&index=10&ab_channel=ChoKyuChan-Topic

 

 

1집에서 가장 좋아했던 노래입니다.(그런데 피아노 전주는 배리 매닐로우의 곡과 좀 흡사하긴 합니다만 팬심으로 넘어갑니다...)


 
 

3집부터 Jazzy한 창법을 본격적으로 시도했습니다.

샘리의 기타 솔로와 유니즌으로 부르는 간주의 스캣이 압권인 곡입니다.

육각형이 좋긴 한데, 사실 너무 완벽한 사람은 오히려 매력이 없다고 해야 할지..

그래서 르네상스식 다재다능한 사람보다 한 가지 재능이 만개한 사람이 더 필요할 때가 많긴 합니다.

그래야 서로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갈 수 있으니까요

저로 말하자면

육각형에 가까운데 작습니다... 작은 육각형...micro hexa..

세 변 정도는 버리고 좀 큰 삼각형이라도 되고 싶었던 적이 많네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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