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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여행/영화음악 이야기

영화음악분석 - 오션스 시리즈, 재즈와 케이퍼 무비

by 방구석 딴따라 2024.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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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영화에 쓰이는 underscore(흔히들 우리나라에서 브금이라고 얘기하는)는

전통적으로 오케스트라 음악을 가장 많이 써왔습니다.

존 윌리엄스가 만든 스타워즈나 해리 포터의 음악

혹은 앨런 실베스트리의 어벤져스같은 음악을 떠올리시면 되는데요

요즘은 일렉트로닉 음악을 이용한다거나

오케스트라가 아닌 다른 소스를 써서 더 개성있는 사운드를 연출할때도 있습니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많지는 않지만,

팝이나 재즈같은 스타일의 밴드음악으로 스코어를 만들때도 있습니다.

오늘 얘기할 오션스 일레븐의 음악이 그러한 경우인데요

일단,

조지 클루니, 브래드 피트, 멧 데이먼 등이 나왔던 2001년도판의 음악을 듣기 전에

프랭크 시나트라, 딘 마틴 등이 주연을 맡았던 오리지널 오션스 일레븐(1960)의 스코어를 들어보겠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xtx6rVza_XM

 

영화를 보진 못했지만,

사운드트랙만 들어봐도 분위기는 대략 알 수 있을것 같습니다.

리메이크판 음악보다 좀 더 밝고 경쾌한 느낌입니다.

오션스 일레븐처럼 무언가를 강탈하거나 훔치는 내용을 다루는 범죄 영화의 하위 장르를 보통 하이스트 필름(Heist Film)이나 케이퍼 무비(Caper Movie)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이런 케이퍼 무비 장르의 음악들은

빅밴드 재즈적인 스코어를 쓴 경우가 많은데요

이럴 경우,

긴장감은 떨어지지만, 느슨하게 영화를 즐길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마이클 잭슨의 프로듀서로 알려진 퀸시존스가 60~70년대 이런 장르의 영화음악작곡가로 활약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럼,

2001년도판 오션스 일레븐의 음악을 들어보겠습니다.

우선 메인타이틀 음악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llRmyRgmshM&list=PLohYzz4btpaRZZdW_wc3xEAQX1_TT69DY

 

경쾌한 드럼비트위에 베이스가 Bb7코드의 반복되는 riff를 연주하는데요

원작의 스코어는 스윙비트에 더블베이스로 walking bass line을 연주하는 전형적인 빅밴드 스윙스타일인데 비하여, 리메이크판의 음악은 straight한 리듬에 electric bass로 약간은 rock적인 비트가 가미되었다 할 수 있겠네요

하지만,

음악 자체는 상당히 복고적일 뿐더러,

실제 연주에서 오는 자연스러움이 매력적입니다.

베이스톤도 날카롭지 않은 사운드가 60년대 펜더 프레시전의 톤을 연상케 합니다.

https://youtu.be/H-kA3UtBj4M?t=7

 

빈티지 프레시전 베이스톤의 모범사례입니다. 제임스 제머슨이 연주하는 베이스라인을 감상하시죠

대신 위의 오션스일레븐 테마의 베이스는 내츄럴한 패시브톤은 아니고

프리앰프에서의 톤메이킹이 많이 된듯한,

아니면 인위적으로 다른 톤들과 섞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여기에,

하몬드 올갠, wulitzer ep, 비브라폰 등

빈티지한 악기들이 레이어를 채우는 레트로 분위기 물씬 나는 음악이네요

음악을 만든 작곡가는

데이빗 홈즈(David Holmes)라는 분입니다.

찾아보니 원래 DJ로 음악을 시작하신 분이네요

그래서 일렉트로닉 음악의 메이킹과 샘플링 사용에도 능숙한 것 같습니다.

음...

그래서 엔딩 크레딧에서 찾아보니

music department가 꽤나 단촐합니다.

사용한 악기들만 해도 연주자의 이름이 많이 떠야 되는데,

특히 베이스연주자의 이름이 없네요

올드 펜더 프레시전으로 생각했던 베이스톤은 가상악기나 synthesizer로 만든 톤이였던 것 같고,

비브라폰이나 하몬드도 샘플라이브러리를 쓴 것 같네요

뭐,

실제 연주한게 아니더라도,

이 정도 사운드를 뽑았으면 인정해줘야 할것 같습니다.


대니(조지 클루니)와 러스티(브래드 피트)가 루벤(엘리엇 굴드)의 집에 찾아가서 도움을 요청할때 나오는 음악입니다.

일반적으로

대사가 없는 장면에서는 거의 대부분 언더스코어가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오디오가 비어있음 심심하기 때문인데요,

대신 대사가 있을때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들어가는 스코어는 작업하기가 까다로울 때가 많습니다.

음악보다는 대사가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영화에 대한 컴플레인 중의 하나가 음향(효과음)이나 음악때문에 대사가 안들리는 경우가 있다는 것인데 이건 믹싱의 문제일수도 있지만,

음악의 주파수 대역이 대사의 주파수 대역과 겹쳐서 그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음향의 경우도 비슷합니다.)

사람이 말하는 목소리의 주파수 대역은 100~250khz정도인데(노래를 해서 피치가 올라가면 주파수 대역도 올라가는데 그런 경우를 제외한 평범한 목소리톤만 가정했을때)

이 부분의 음역대에 악기 소리가 들어가면 대사와 부딫히기 마련입니다.

악기별 주파수 범위입니다. 왼쪽이 저음, 오른쪽으로 갈수록 고음입니다.

 

그래서 대사가 나올때는

대사를 악기의 보컬(고음이 아닌 중저음정도)로 감안하고 중음역의 악기소리를 안넣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목소리톤과 안겹치는 베이스기타소리에 가벼운 드럼톤 정도만 섞어주면

조지 클루니의 남성미 가득한 중저음 보이스를 해치지 않은 채로 음악을 살릴수가 있습니다.

다시,

위의 Reuben's In이라는 음악은 처음엔 베이스와 드럼만 나오다가 1:05초 정도떄애 갑자기 brass section이 짧게 등장하는데 그 때가 카지노로 씬이 전환이 되는 구간입니다.

당연히 몇초간 대사가 안나오고 그 때 중음역대의 악기들이 한번 싹~ 하고 나왔다가

다시 대사가 나올때는 빠집니다.

얼마 안있어 차로 이동하는 장면에서는 중음역에 해당하는

테너 색소폰 소리가 나오는데 그 때는 대사 사이사이를 치고 빠지듯 연주합니다.

모두 영상에 맞게 만들어진 것이라 보면 됩니다.

(그래서 이미 만들어진 노래를 쓸 경우에는 대사가 나오는 장면에 넣기가 매우 힘듭니다.)


전자기 펄스를 일으키는 '핀치'라는 물건을 훔치기 위해 과학 연구소에 잠입할때 나오는 음악입니다.

이것도 베이스와 드럼위에 다양한 레이어들이 섞인 음악인데,

트랙 하나하나가 굉장히 재미있습니다.

데이빗 홈즈가 DJ출신이란걸 감안했을때,

실제 연주가 아닌 샘플링을 쓴 걸로 추정됩니다.

실제로 다양한 소스들이 몇번씩 재등장하는데, Ctrl+C, Ctrl+V한 느낌이 있네요

그렇지만 굉장히 어쿠스틱할 뿐더러 panning이 좋고 공간활용이 좋기 때문에

기계적인 느낌은 1도 없습니다.

드럼과 기타정도는 세션이 연주하고 나머지는 샘플을 쓴것 같네요


이 영화의 스코어중에서 가장 귀에 잘 들리는 음악입니다.

여러번 나오는것 같은데 특히,

테스(줄리아 로버츠)를 이용해 도청을 하는 장면 -그녀의 전남편인 대니(조지 클루니)가 테스의 주머니 안에 도청장치를 몰래 넣어서 테리 베네딕트(앤디 가르시아 - 카니노 주인이며 테스의 현 애인)의 동태를 파악하는 씬- 에 나오는데,

mute trumpet와 ep의 조합으로 상당히 jazzy한 분위기를 만들어냅니다.

마일스 데이비스가 떠오르는 어디서 많이 들어본것 같은 멜로디인것 같긴 한데, 이런 스타일의 테마가 흔해서 그냥 넘어가겠습니다.


브래드 피트와 일당이 돈가방을 들고 유유히 호텔을 빠져나가는 장면에 나오는 음악입니다.

다른 스코어들과 분위기는 비슷하지만 좀 더 업템포에 브라스 섹션과 하몬드솔로 트랙을 자주 쓰면서 마치 승리후 자축파티를 여는 듯한 분위기로 만든 음악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CmYliG1_Md0&list=PLohYzz4btpaRZZdW_wc3xEAQX1_TT69DY&index=30

 


오션스 일레븐의 속편인 오션스 트웰브에서도 데이빗 홈즈가 음악을 맡았네요

전편과 톤과 스타일은 비슷한데 좀 더 대중성이 가미되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지니어스'같은 예능프로에 자주 삽입되었던 것 같은 곡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rOhDlvDC_jY&list=PLvYtqX1pdP5PWrvd7Hv1qqlyiuoUbxSVC&index=2

 


오션스 일레븐과 오션스 트웰브의 음악을 처음 들었을땐,

영화를 위해 만들어진 스코어가 아니라 기존의 잘 만들어진 재즈샘플링 음악을 쓴것 같은 느낌이였습니다.

그만큼 사운드적으로 퀄리티가 놓은 음악입니다.

그럼 오션스 트웰브의 음악을 마지막으로 한 곡 더 감상하시면서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D4sY8tHlAlM&list=PLvYtqX1pdP5PWrvd7Hv1qqlyiuoUbxSVC&index=5

https://www.afi.com/news/tag/oceans-el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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