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등학교 4학년때쯤부터 인가? 클래식 음악의 맛을 알아가기 시작할때쯤부터 사 모았던 성음에서 나온 노란딱지의 클래식 레이블.
필기체로 쓰여있기도 하고 독일어라서 더더욱 알아보기 힘들었지만 그만큼이나 간지나 보였던
도이치 그라모폰(물론 도이치 그라모폰이라는 이름은 아주 나중에야 읽을수 있었지만)
그래서 왠지 같은 폴리그램 소속임에도 데카나 필립스에서서 나온 레코드판들은 DG에비해서 어린 나에게 좀 한수 아래인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있었고,
EMI나 콜럼비아(소니)등도 무언가 고귀하고 세련되 보이는 느낌은 덜 했던것 같았다.
거기에 비해서 그라모폰 소속의 아티스트들..
예를 들면,눈감은 왼얼굴의 카라얀,
노년의 무쌍찍던 호로비츠처럼
밀스타인의 차이콥스키는 음악감상의 절대적인 기준이였고, 그 후 알게 된 많은 레전드급 바이올리니스트의 연주에 잠깐 한눈을 팔더라도 결국은,
첫사랑처럼 그의 연주는 늘 마음속 음악감상실의 로얄석을 차지하고 있었다.
하이페츠같은 화려한 맛은 없지만 테크닉에 있어서 한치의 모자람도 없는것 같고
오이스트라흐처럼 부드럽지는 않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질리지 않는 톤을 가지고 있으며
오케스트라와의 호흡은 끊기지도 빨라지지도 않는 딱 이정도까지가 좋은것 같아~의 오묘한 줄타기를...
마치 모 대선주자가 주장했던 실체모를 극중주의가 실제 존재하는것같은 느낌이랄까?
아바도의 지휘와 함께 해서 인지 더더욱,
두 거장의 선(?)을 넘지않는 균형감각은 차이콥스키 해석의 스탠다드라 해도 과언이 아닐것 같다.
1악장 중간의 카덴짜에서 그런 균형감각은 더 빛을 발하는것 같은데,
오이스트라흐의 silky한 톤은 듣기에 부담없지만 긴장감이 떨어지는듯하고
정경화선생님이나 길샤함, 기돈 크레머등의 날카로운 톤은 내 귀가 견뎌내기 버겁고
하이페츠의 카덴짜는 너무 과시하는 듯한 그 자신감이 은근히 거부감이 들어서...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밀스타인이 연주는 그런 면에서 듣고 또 듣고 또 들어도 질리지 않는
평양냉면 달인이 정성껏 담아내준 한 그릇 명품 물냉면같은 매력이 있기에
화려한 차이콥스키의 프레이즈를 담아줄 그릇으로 가장 적합하지 않나 싶다.
심지어 레이블은 최상급(?) 도이치 그라모폰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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