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즐겨 보던 드라마가 뭐가 있었나 생각해 보다가 떠오른 블루문 특급(원제는 Moonlighting)입니다. 89~90년까지 방영했다고 하니 저는 중고등학교 때 본 셈입니다.

성인 취향의 코미디물이라 그 당시 극의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보지는 못했지만, 다이하드의 브루스 윌리스가 나오길래 관심을 가졌던 기억이 납니다.
미국에선 ABC에서 85년~89년까지 방영한 인기 드라마라고 하고 브루스 윌리스는 이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영화 다이하드까지 배우 레벨이 급상승했다고 하네요
알 재로가 부르는 영화의 주제가를 들어보시죠
https://www.youtube.com/watch?v=pPZI9aQLhgk&ab_channel=TeeVeesGreatest
영화의 opening theme 이자 주제가는 R&B, Jazz vocal인 Al Jarreau의 Moonlighting으로, Lee Holdridge라는 작곡가가 쓴 곡입니다. 가사는 알 재로가 썼다고 하네요
80년대 가장 영향력이 큰 프로듀서 중의 한 명인 밴드 Chic의 기타리스트 출신인 Nile Rodgers가 프로듀싱한 Jazzy한 느낌의 R&B pop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_w3s5y_h-I8&t=53s&ab_channel=LuvPuppy
위 화면에 Closing Theme에 해당하는 곡은 마찬가지로 알 자로가 부른 Since I Fell For You인데요, 실제로 closing theme으로 썼는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물론, 드라마에 알 재로의 노래가 많이 나온 건 확실한 것 같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bPtfaN_2OoE&ab_channel=core7
우리나라에선 그렇게 큰 인기를 끌진 못했지만 이 드라마가 기억이 많이 남는 게, 두 남녀 배우의 연기가 워낙 좋았습니다.
능글능글한 브루스 윌리스의 캐릭터와 도도한 시빌 셰퍼드의 긴장감 넘치는 로맨스(?)연기가 당시 중학생이 보기에도 시선을 끄는 매력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이 드라마가 다이하드의 흥행을 타고 뒤늦게 방영이 된 탓에 브루스 윌리스가 찌질한 연기를 하는게 약간 좀 언발란스해 보이긴 했습니다.
실제로 극의 내용은 어리숙하고 능글능글한 탐정 브루스 윌리스를 파트너인 시빌 셰퍼드가 시종일관 못마땅해하며 갈구다가 어찌 어찌 사건도 해결하고 썸도 타고 눈도 맞고 가끔 뽀뽀도 하고 그런 내용이였거든요..
저 여배우는 왜 저렇게 브루스 윌리스를 갈구지? 라고 의아했는데,
원작의 설정 자체가 이렇습니다.
한때 부자였던 모델 출신인 메들린 헤이즈(시빌 셰퍼드)가 자신의 회계사의 횡령탓에 쫄딱 망해게 되어, 한 푼이라도 건지려고 자신 명의로 된 탐정 사무소(절세 목적으로 차린 유령회사)를 처분하려고 합니다.
졸지에 실직을 당하게 될 사무소 탐정인 데이빗 애디슨(브루스 윌리스)이 자신의 상사 격인 메들린을 살살 꼬드겨서 탐정일을 어찌 어찌 유지하게 되는건데 그러다 보니 메들린이 생각지도 못한 탐정일에 재미도 느끼고 또 이 남자가 생각해보니 매력도 있고 뭐 그런 내용입니다..
(근데 실제로 둘의 사이는 매우 안 좋았다고 하는데, 둘이 잠깐 사귀다가 헤어진 뒤로는 거의 원수지간처럼 지냈다고 합니다....)
이런 식의 공개 코미디 드라마를 미국에선 보통 TV쇼라고 부르는데, 이런 식의 코미디적인 TV쇼는 따로 스코어를 만드는 경우가 없습니다. 필요할 때 살짝 살짝 배경음악을 집어 넣긴 하지만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대신 블루문 특급은 당시 성인대상의 드라마답게 adult contemporary쪽 음악이 source music으로 자주 쓰였습니다.
검색해 보니 이 드라마에 삽입된 곡의 목록만 100곡 이상이 되네요
목록을 쭈욱 훑어보다가 눈에 띄는 몇곡을 올려 놓습니다.
60년대 소울음악의 싱어송라이터로 짧고 굵은 활동을 했던 오티스 레딩과 칼라 토마스가 부른 soul곡입니다. 커버곡으로 오리지널은 Eddie Floyd가 불렀다고 하네요
60년도 모타운의 대표 아티스트인 템프테이션스 64년도 R&B 소울곡입니다. My Girl은 워낙 커버가 많이 된 곡이고 국내에도 잘 알려진 친숙한 곡이네요
모타운의 전속 작곡가로 활동했던 스모키 로빈슨의 곡입니다.
LA쪽에서 주로 활동했던 필 스펙터가 프로듀스한 63년도 곡으로 흔히 wall of sound라고 하는 필 스펙터가 창시한 레코딩 기법을 활용한 곡입니다.
wall of sound는 여러번의 더빙을 거쳐서 소리를 두텁고 풍부하게 만드는 기법으로 이후의 레코딩과 음향기술에 많은 영향을 끼친 방법입니다.
비틀즈의 존 레논과 조지 해리슨도 관심을 가져서 마지막 앨범인 Let It Be와 그들의 솔로 앨범에 필 스펙터를 프로듀서로 고용했었습니다.
80년대 R&B 보컬 그룹의 하나인 DeBarge의 곡입니다. 드 바지는 패밀리 밴드로 리더인 El DeBarge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밴드입니다.
모타운의 남자 보컬그룹의 대표가 The Temptation이었다면 여자 보컬 그룹은 단연 다이아나 로스가 주축이 된 The Supremes입니다. 슈프림스와 다이아나 로스, 모타운에 관한 얘기는 드림걸즈로 영화화 되기도 했습니다.
이 드라마에 R&B, Soul 위주의 흑인 음악들이 많이 쓰인건 맞지만, 백인 취향의 팝이나 rock음악도 못지 않게 쓰였네요
믹 재거 키스 리처드 콤비의 롤링스톤즈의 인기곡중 하나인 Syhmpathy for the Devil입니다.
이곡은 특히 다른 드라마에도 source music으로 많이 쓰이는것 같습니다.
빌리 조엘의 86년 곡인데 특히 재즈 뮤지션인 론 카터와 마이클 브레커가 세션으로 참여한게 인상적이네요
재즈 rock band인 Blood Sweat & Tears의 트럼펫 주자 Dave Bargeron등도 참여한 곡입니다.
마지막으로 마빈 게이의 82년도곡, Sexual Healing입니다.
어쿠스틱 밴드사운드를 많이 줄이고 대신 드럼머신인 당시 유행하던 Roland TR-808을 사용해서, 지금도 808 드럼 소스의 시그니처로 통하는 곡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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