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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여행/드라마 음악 이야기

추억의 외화시리즈 #3 트윈 픽스 - 독특하고 또 독특한

by 방구석 딴따라 2024.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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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좋아하고 영화도 좋아하니 영화음악 만드는 일을 직업으로 가지고는 있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음악을 엄청나게 좋아하던 것은 아니었고, 영화에 대한 관심도도 별반 다르지 않았지만

친구를 잘 사귀어야 한단 말이 틀린 것은 아닌 게, 주변에 좀 조숙한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물론 관심이 없다는 것은 아니어서 부모님께 받은 용돈으로 난생처음 산 카세트테이프는 마이클 잭슨의 스릴러였으니, 나름 안목은 있던 셈이었습니다.

그렇게 마이클 잭슨, 듀란듀란, 아하, 모던 토킹 등 당시 유행하던 팝 음악만 듣던 초등학교 5학년생에게 베토벤의 7번 교향곡을 처음 가르쳐 준 친구가 있었는데,

'운명'이나 '영웅'처럼 이름이 없는(?) 교향곡도 괜찮다는 인식을 하게 된 계기는 그 친구 덕택이었고, 팝 음악도 마이클 잭슨 이전의 좋은 음악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도 그 친구 덕분이었습니다.

어려서부터 바로 옆집에서 살기도 하고, 같은 교회에 다니기도 한 또 다른 친구는 방구석 비디오광이었습니다.

지극히 대중적인 취향의 나인지라 그 친구 집에 놀러 가기라도 하면 강제로라도 공포 스릴러나 컬트영화 등을 보는 것들이 나름 고역일 때도 있었는데 아마 고등학교 다닐 때였을 겁니다.

우연히 들린 그 친구 집에서 또 강제로 이상한 영화를 봐야만 했는데 그 영화가 바로 밑의 사진에 있는 실종살인이라는 영화입니다. 밑에 twin peaks라고 써져 있는..

내용도 모르겠고 뭔가 얘기를 하다 만 것 같았지만, 강렬한 영상과 분위기로 압도되었던 영화였는데 그러고 나서 몇 년 후 티비에서 이 영화를 가지고 만든 드라마가 방영되었습니다.

알고봤더니 예전에 봤던 2시간짜리 실종살인이라는 비디오는 TV시리즈 트윈 픽스의 파일럿이였던 셈입니다.

(그래서 무슨 내용인지 전혀 모르겠는건 당연합니다. 근데 사실 이 감독 영화는 다른 것도 사실..)

https://www.youtube.com/watch?v=yFMaEIHIrGw&ab_channel=kasper933

트윈 픽스의 인트로 영상입니다.

 

 

 

괜한 지적 허영 때문에 앨리펀트맨이나 듄(드니 빌뇌브의 최신버젼이 아닌), 블루 벨벳, 광란의 사랑까지 데이빗 린치 감독의 영화는 억지로 찾아서 보긴 했지만 고등학생이 소화하기는 어려운 영화들이였는데요

대신, 이 TV시리즈는 특유의 난해함을 중화시키는 독특한 재미가 있어서 시간이 날때마다 보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참고로 데이빗이란 이름의 다른 감독들의 영화도 좋아합니다. 데이빗 핀처와 데이빗 크로넨버그.

데이빗 핀처이야 뭐 대중성까지 겸비한 거장이시고, 데이빗 크로넨버그는 호불호가 갈릴지언정 이해하기 어려운 영화는 아니지만 데이빗 린치의 영화는 좀 각오를 하고 봐야 하는게 있긴 합ㄴ다.

그래도 멀홀랜드 드라이브는 아주 재미있게 봤고 그건 나뿐만은 아닌것 같습니다.

TV 시리즈 트윈픽스는 FBI수사관이 등장하고,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기본적인 뼈대가 있을지언정 애거서 크리스티 류의 추리물이 아니기에, 머리를 쓰고 분석적으로 봐야 하는 드라마가 아닙니다.

머리를 쓰고 보면 자꾸 함정에 빠지기 쉬우므로..

섹시한 매력의 셰릴린 펜과 FBI수사관을 연기한 카일 매클라클런, 이 배우는 린치감독의 블루 벨벳과 듄에도 출연했던 당시 린치 감독의 페르소나였다고 할 수 있다.

 

대신, 독특한 미장센과 영상미와 특유의 분위기를 즐겨야만 하는데 여기에 음악이 큰 역할을 합니다.

작곡가 안젤로 바달라멘티(Angelo Badalamenti)가 만든 트윈픽스 스코어의 분위기는 영화만큼이나 독특한데, 팝과 재즈와 일렉트로닉이 섞여 있지만 분자들끼리 단단하게 결합을 한 듯 장르의 구분이 불가합니다.


그럼 사운드트랙에 대한 리뷰와 간단한 분석을 시작하겠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Z30zg9a5M5k&list=PLX66jEixZe1zCOXW24orSSyOGUJHMdFp_&ab_channel=AngeloBadalamenti-Topic

 

오버드라이브와 코러스계열 이펙트가 들어간듯한 저음의 elec guitar의 톤과 중, 고음역대의 electric piano의 조화가 중독성이 있는 테마인데, 분위기가 아주 묘합니다.

그리고 80년대 디지털 신디사이저(아마도 yamaha dx-7이나 roland D-50등)특유의 톤이 합쳐져 서정적이면서도 쓸쓸하고 그러면서 묘하게 기분이 찝찝한 음악입니다.


Ep와 말렛악기의 더블링으로 시작하는 테마인데, auto-panning을 걸어서 몽롱한 분위기를 냅니다.. 워킹베이스와 브러시 드럼의 느린 스윙리듬위에 아방가르드 재즈를 연상시키는 솔로 악기들의 다양한 레이어가 등장하고 신디사이저와 어쿠스틱 악기가 뒤섞여서 산만한 듯 미스테리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음악입니다.


노래곡도 여러 개 있습니다. 스칸디나비아쪽 팝을 연상케 하는 노래입니다.


사운드 디자인 위주의 엠비언트 뮤직입니다. 음산한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엔비언트 뮤직이 효과적이긴 합니다만, 여기에 아방가르드 재즈를 연상시키는 목관악기의 free한 improvisation이 독특한 분위기를 만듭니다.

아방가르드 재즈+엠비언트 뮤직의 절묘한 결합이네요


이 곡도 노래곡입니다. 위의 The nightgale이라는 곡과 마찬가지로 Julee Cruise라는 분이 노래했네요

전체적으로 스코어들이 꽤 완성도 있고, 아방가르드 재즈와 일렉트로닉음악을 결합한 아이디어와 테마들도 매우 좋네요

작곡가 안젤로 바달라멘티(Angelo Badalamenti)는 데이빗 린치 감독의 다른 영화들의 스코어작업도 했었다고 하니 시간 날 때 또 들어봐야겠습니다.


 

90년대 초에 방영이 되었던 드라마지만, 2017년에 3시즌이 만들어졌었다고 하네요

왓챠에서는 서비스가 종료되어서 저스트왓챠로만 볼 수 있는듯한데 고민이네요..

메인타이틀 음악은 노래 멜로디가 따로 있는 버젼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감상하시면서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9li9GeDHc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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