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가면 속의 아리아'는 88년도 영화니까 꽤 오래전 영화네요
비디오로 빌려봤는지
TV에서 봤는지도 가물가물합니다.
그때는 케이블 tv가 도입되기 전이였으니 토요명화나 주말의 명화, 혹은 명화극장 셋 중의 하나였겠지요
암튼,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납니다.
벨기에 출신의 성악가 호세 반 담이 출연하는 영화로 개봉 당시 홍보도 많이 했었던 기억도 나고,
음악 영화답게 오페라 아리아와 중간중간 들리는 클래식 배경음악들도 귀를 즐겁게 해주었던 것 같았습니다.
성악가에 관한 이야기라서 이탈리아 오페라 아리아나 독일 작곡가들의 가곡을 부르는 장면이 나오긴 하는데 이런 것들은 모두 digetic music에 해당하는 음악들이지만,
극중 정서적인 장면을 위한 언더스코어용으로 중간중간 말러의 교향곡 4번 3악장을 사용하는 부분이 있네요
극 중 소피를 위한 테마로 스승인 조아킴과 동료인 장과의 애정 표현 장면에 쓰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Ta89H6g0jnM&ab_channel=mahlerman77
죠지 셸이 지휘하는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의 65년 녹음입니다.
영화에 쓰인 사운드트랙보다 좀 더 템포가 여유 있고 비브라토를 풍부하게 쓰는 버전인 것 같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이라면 역시
영화의 절정 부분,
호세 반담의 제자들이 음악 경연을 하는 장면이 아닐까 싶네요
당시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그 당시는 한자어 '춘희'라는 제목을 더 자주 썼었던 것 같습니다.)는 축배의 노래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멋있는 아리아가 있는 줄은 영화를 통해서 알았으니 중학생 소년에게는 교육용으로도 꽤 의미 있었던 영화였던 셈입니다.
비올레타역의 Sempre Libera를 부르는 장면입니다.
이 장면이 인상 깊었던 이유는 뒷부분 고난도의 기교를 원하는 부분이 있음에도
시종일관 여유 넘치는 미소를 지으며 노래를 했기 때문입니다.
보통의 성악가들은 발성과 호흡을 유지하기 위해 인상을 쓰거나 집중하기 위해 정색하는 얼굴을 하기 있기 마련인데요
나중에서야 예쁘장한 여배우의 립싱크라는 것을 알고 고개를 끄덕이긴 했습니다.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의 1막에 있는 Sempre libera는 언제까지나 자유롭게라는 뜻의 아리아로
주역인 비올레타 하면 떠오르는 상징적인 곡입니다.
감정을 싣고 불러야 하는 리릭부터 기교를 원하는 콜로라루타까지 소프라노가 할 수 있는 최대치가 요구되는 곡이라고 할 수 있고, 무대에서는 연기까지 하기 때문에 드라마틱 소프라노의 조건도 필요하다 할 수 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비올레타는 오래된 분이긴 하지만, 안나 모포입니다.
아름다우신 분입니다;;;
전성기가 짧았지만 비올레타와 리골레타의 질다, 카르멘의 미카엘라 등으로 유명했고 빼어난 외모때문에 영화나 방송에서도 활약한 말 그대로 당대의 인기스타였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목소리에 가까운 분입니다. 듣기에 편하고 아름다운..
Anna Moffo
보통 소프라노 일레아나 코트루바스와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가 주연을 맡은
카를로스 클라이버 지휘의 바이에른 슈타츠오퍼의 레코딩이 명반으로 꼽히는 것 같습니다.
요즘 가장 핫한 소프라노라는 안나 네트렙코입니다. 오랫동안 오페라, 성악쪽은 잘 안 들어서 몰랐는데 이미 중견이시네요.
부드러운 톤과 안정적인 호흡이 인상적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gyAKnC5cl4I&ab_channel=FleursMale
감독인 제라르 코르비오는 파리넬리를 연출한 감독답게 클래식 음악에 대한 이해가 높은 감독인 것 같습니다.
음악영화답게 언더스코어로의 활용도 밀로스 포먼 감독의 '아마데우스'와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는 것 같네요
말러의 뤼케르트에 의한 5개의 가곡 중에서 '나는 세상에서 잊혀지고'를 마지막으로 올립니다.
주연 배우로 직접 출연까지 해서 무게감 있는 연기를 선보인 호세 반 담이 부른 사운드 트랙입니다.
피셔 디스 카우가 부르고 칼 뵘이 지휘한 베를린 필 레코딩도 덤으로 올려 봅니다.
감사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vTqbTP5qy7k&ab_channel=FiDiTanzer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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