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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람스 교향곡 1번 4악장 분석(부제: 너무 아픈 사랑도 사랑이였을까?) 브람스 교향곡 1번(Brahms Symphony no.1 )은 모든 악장이 다 좋고 매력적이지만, 4악장 Introduction에서의 두번째 part인 30마디부터 시작하는 Piu Andante부분이 압권입니다. 4악장 초반부의 혼란스러움이 끝나자마자, 멀리서 들려오는 호른소리는 마치 하늘이 열리고 천국에서 들리는 소리처럼 황홀합니다. ​ 방금 얘기했던 부분의 3마디 앞정도부터 감상하시겠습니다. 파보 예르비가 지휘하는 파리 오케스트라입니다. ​https://youtu.be/BRdEgS_OHAk?t=1962 ​ sforzando로 밀어붙이다가 28마디 4박의 엇박에 팀파니가 roll로 연주하며 모든상황을 정리한뒤, 곧 이어서 Horn과 Trumbone이 최대한 여리게, 그러나 존재감있는 테마를 연주합니다... 2024. 3. 25.
뉴진스 음악의 화성 및 선율#2 (Hype Boy, Ditto) 두번째로 분석해 볼 곡은 가장 오래동안 차트에 머물러 있었던것으로 추정되는 Hype Boy다. https://www.youtube.com/watch?v=T--6HBX2K4g 이 곡도 attention과 마찬가지로 작곡에 250이 참여했는데, 어텐션처럼 다양한 코드진행이 쓴것과 다르게 세개의 코드로 이루어진 두마디짜리 loop을 반복시킨다. ex1 intro에 쓰인 vox비슷한 톤은 신디사이저나 가상악기의 프리셋으로는 구할수 없는 작곡가가 공들여 만든 샘플로 추정되는데, 한 장르만 오랜 시간 공을 들인 뮤지션들의 노하우가 담겨져 있는것이라 할 수 있다. ​attention도 그렇고 이 곡도 사운드의 레이어가 무척 다양하고 깊이가 있는데 인기영합적인 매니지먼트나 프로듀서가 시도하기 힘든 작업이라 생각한다. .. 2024. 3. 20.
영화음악 분석 - 어벤져스 엔드게임... 익숙함에서 오는 카타르시스 예전엔 영화음악하면 엔니오 모리꼬네가 만든 시네마천국이나 미션의 음악같은 감미로운 테마를 떠올리거나 존 윌리엄스의 스타워즈나 인디아나존스의 행진곡풍 관현악음악을 생각하기 마련이였지만, ​2000년대 들어서 영화음악의 기법이 서서히 테마 중심보다는 사운드 중심으로 변화해가면서 더이상 감상용으로서의 영화음악을 찾는 사람은 많지 않아지고 있는중입니다. ​ 그래서, 좋아하는 영화음악작곡가로 상당수가 한스짐머를 뽑으면서도 막상 흥얼거릴수 있는 멜로디를 떠올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심지어 보통 대중들이 기억하는 한스짐머의 음악으로 캐러비안의 해적이 자주 거론되지만,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 테마는 한스짐머가 아닌 Klaus Badelt라는 작곡가입니다.(한스짐머는 2편부터 참여) 또한, 테마중심에서 사운드 중심으로 영.. 2024. 3. 18.
버트 바카락(Burt Bacharach),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천재 작곡가의 노래들 작품성과 상업성의 두마리 토끼를 잡는 이른바 웰메이드 영화들 이를테면, 리들리 스콧이나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들, 혹은 봉준호 감독의 괴물이나 기생충같은 영화들에게는 굳이 장르라는 카테고리로 그 영화의 한계를 제한하지 않습니다. ​스릴러이든, Sci-fi이든지 간에 장르라는 것은 감독이 말하고 싶은 주제를 표현하는 수단일 뿐이지 지향점이 아니기 때문일텐데요 ​ 60~80년대 수많은 히트곡을 양산한 작곡가 버트 바카락​의 곡들도 genre라는 카테고리에 묶이기 보다 pop이라는 상위개념으로 뭉뚱그려 포함되어 있긴 합니다만, 각각의 곡들을 들어보면 genre에서 요구하는 화성적, 리듬적 특징들은 고스란히 담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다양한 장르들을 탄력적으로 잘 소화해냅니다. ​ 버트 바카.. 2024. 3. 18.
뉴진스 음악의 화성 및 선율 #1 (Attention) 영화음악 작곡가로서 음악을 장르, 시대 가리지 않고 듣는편이지만 국내외 댄스음악은 잘 안듣는편이다. ​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2000년대 중반이후 나온 댄스음악은 크게 관심이 없는게, 댄스음악이 EDM스타일이 대세가 되면서 화성과 멜로디보다는 리듬과 사운드가 주가 된 음악이 되었는데, ​ 나하고 잘 안맞는 장르이기도 하고, 내가 하는 작업과 결이 많이 다르기도 해서인데 ​ 작년에 데뷔한 뉴진스의 음악은 여타 걸그룹의 음악과는 결이 다른 귀를 잡아 끄는 무언가가 있는데, 그게 많이 흥미롭다. ​ 그래서 한번 제대로 들어보았고 들어본김에 사보도 하고 가벼우나마 분석도 해보았는데, Attention처럼 화성학적인 분석이 필요한 곡도 있고, Super Shy처럼 코드나 멜로디에 관한 분석이 의미없는곡도 있었어.. 2024. 3. 16.
작곡 - 코드진행 #5 - ii도로 시작하는 노래들 대중음악이든 기악곡이든 대부분, 곡의 시작은 그 키의 I도인 경우가 가장 많긴 한데, 생각보다 그렇지 않은 곡들도 꽤 됩니다. 앞서 포스팅한 Brahms의 Intermezzo Op. 118 No. 1 이나 Jobim의 Corcovado같은 곡은 아예 첫 코드가 다이어토닉이 아닌 세컨더리 도미넌트로 시작이 되기도 하죠. ​그래서 이번엔 I도로 시작하지 않는 곡들 중, ii도로 시작하는 곡들이 뭐가 있을까 찾아봤습니다. ​ 먼저, 파스텔톤의 목소리를 갖고 있는 싱어송라이터 백예린의 Square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4iFP_wd6QU8 이렇게 첫코드가 I도가 아닌경우에는 조성도 헷갈리기 쉬운데 이럴땐 phrase의 끝에 있는 코드가 그 키의 I도가 되는 경우가 많습.. 2024. 3. 15.
허비행콕 Herbie Hancock New Standards(1996) 60년대 마일스 데이비스 퀄텟(론 카터, 토니 윌리엄스, 웨인 쇼터, 허비 행콕, 마일스 데이비스)멤버로, 70~80년대를 수놓았던 다양한 Jazz Rock Fusion 앨범과 Funk부터 hard bop, modal jazz까지 그의 대표작 카멜레온처럼 이름 그대로 많은 변신을 해온 재즈계의 거인 허비 행콕의 90년대 또 다른 걸작인 New Standards 앨범이다. ​ Standard란 일반적으로, 20세기 초반 틴팬앨리에서 대량 생산되던 대중취향의 음악들을 재즈 연주자들이 자주 연주하면서 고정 레퍼토리가 되어버린 곡들을 의미하는데, ​1996년도에 허비행콕은 70~90년대까지의 대중음악 명곡들을 재해석하여 기라성같은 후배 뮤지션(마이클 브레커, 존 스코필드, 데이브 홀랜드, 잭 디 조넷, 돈 앨리.. 2024. 3. 15.
Enjoy the Silence - 디페시 모드가 들려주는 수준 높은 뉴웨이브 신스팝 1982년 영국에서 데뷔한 밴드 Depeche Mode는 Post Punk가 New Wave라는 이름을 달고 제도권에 올라온 후에, 신스팝 사운드를 내세운 밴드 중에서 영향력으로는 단연 으뜸이 아닐까 싶다. ​초반의 댄스음악스러운 과도기를 지나 점점 그들 특유의 어둡고 묵직한 사운드를 완성해 간 후, 1990년에 발표한 그들의 일곱 번째 앨범인 Violator에서는 6~70년대 크라우트록을 연상케 하는 묵직한 사운드위에 프로그레시브, 얼터너티브 등 Rock적인 요소를 잘 결합시켰으며, 이 앨범의 두 번째 싱글인 Enjoy the Silence는 이 밴드의 최고 히트작이자 지금까지도 신스팝의 대표 이미지를 지키고 있는 명곡의 반열에 오른 곡이기도 하다. ​https://www.youtube.com/watc.. 2024. 3. 14.
[영화음악] 시네마 천국 - 첫사랑의 추억같은 그의 음악들 주인공 토토에게 첫사랑은 그가 사랑했던 엘레나이기도 하고, 영사 기사 알프레도와 함께 했던 Cinema Paradiso라는 극장 이름 일수도 있고, 성공한 영화감독이 된 후, 다시 찾고 싶은 어린 시절 영화에 대한 순수한 열정 그 자체일지도 모릅니다. ​ 제게는 엔니오 모리꼬네가 그렇습니다. 어렸을 적 영화음악 = 엔니오 모리꼬네 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시네마 천국, 미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등 어떤 화면을 가져다 놓아도 엔니오 모리꼬네의 손을 거치면 아름답게 변하는 마술을 부리는 마술사 같았으니까요 ​중학교 시절 부모님의 반대로 음악에 대한 열정을 접은 뒤에도, 틈틈이 엔니오 모리꼬네의 음악들을 서툴게 악보에 채보하며 몰래 따라 쳐보던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 지금은 뭐 영화속 토토처럼.. 2024. 3. 13.
맛있는 이야기 - 평양냉면 #1 (추억편) 나는 어려서부터 물냉면을 무척 좋아했었다. 특히, 차가운 육수가 식도를 내려가고 난 뒤 1.2초 정도쯤 뒤늦게 혀에서 느껴지는 육향의 그윽하고 담백한 아주 살짝 예전 병에 담겨 나온 서울우유의 뒷맛같은 오묘한 비린맛을 즐겼었는데, 혹자는 MSG맛이라고 평가절하 할 수도 있겠지만은 ​ 집에서 어머니가 해주신 '고향의 맛'냉면에선 그 느낌은 절대 안났고 대신 파블로프의 개처럼 인자한 미소의 김혜자 배우님의 건치미소만 되새겨 질 뿐이였으니 우유맛 냉면이 '고향의 맛'이 아닌것 만은 확실하다. 대학생이 되고 어른이 되고.. 고깃집의 술자리가 무르익을 무렵 누군가는 물냉을 누군가는 비냉을 시킬때, 어떤 선배가 "남자는 비냉이지~"라는 젠더감성 제로의 밑도 끝도 없는 권위의식 팽배한 멘트를 던질때에도 난 어김없이 .. 2024.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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