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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여행/영화음악 이야기

[영화음악] 더 랍스터 - 베토벤과 쇼스타코비치 그 어딘가..

by 방구석 딴따라 2024.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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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www.imdb.com/title/tt3464902/ ​

 

칸느영화제 심사위원상을 받은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2015년 작품입니다.

이 감독 작품의 특이한점은 전작인 송곳니나 킬링디어까지 music department에 작곡가(음악감독)를 따로 두지 않는다는 점인데,

감독 자신의 박식한 음악적 지식과 선곡능력에 기반한 자신감이 있어야 가능한 작업입니다.

쿠엔틴 타란티노도 composer(음악감독)을 따로 두지 않는 감독으로 알려져 있는데,

타란티노는 극의 감정선이나 드라마적인 요소보다는

캐릭터성 부과 혹은 상황연출을 위한 톡톡 튀는 선곡에 기반한다면

란티모스 감독은 베토벤부터 슈니트케같은 현대음악작곡가까지

주로 클래식음악에 기반한 작품들을 이용

인물의 내면과 갈등, 복선과 메타포까지 자유자재로 다룬다는 점에서

음악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깊은 편이라 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물론 선곡에는 music supervisor의 도움도 있겠지만,

각 영화마다 선곡에 따른 톤이 극명하게 갈린다는 점에서 감독 자신의 식견이 반영이 된것이라 생각됩니다.

https://youtu.be/-0nKJoZY64A?t=757

 

베토벤 현악 4중주 1번 2악장과 더불어 극을 이끌어가는 주요테마로 쓰인 쇼스타코비치의 현악4중주 8번

tutti로 쾅쾅쾅, 쾅쾅쾅 하는 3악장의 초반부가 그로테스크한 영화의 장면 장면마다 이질감을 더해주는 식으로 삽입되었습니다.

다른 장면들의 음악들은 장면에 스며들듯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경우가 많으며,

그렇기 때문에 polyphonic적인 현대음악들이 어울리는 반면,

망설임없이 모든 악기가 동시에

그것도 강한 어택으로 나오는 이 곡의 존재감이 더 커보일수 밖에 없습니다.

 

 

 

https://youtu.be/GfKZxWqexuo?t=517

 

남주인공의 쓸쓸한 내면을 대변해주는 듯한 우울한 정서의 베토벤 현악4중주 2악장입니다.

마치 이 영화를 위해 만들어진 스코어처럼 영화의 톤과 매우 잘 어울리는 선곡이며, spotting point도 적절하게 분배되어있습니다.

대부분의 음악들이 20세기 이후 쓰여진 현대음악 혹은 네오클래시컬 음악들이라면(노래 선곡을 제외하고)

이 곡만 유일하게 18세기 고전음악인데,

그렇기 때문에 위의 쇼스타코비치처럼

극중에서 잘 들리는 두개의 배경음악중 하나입니다.

 

https://youtu.be/Td-cUkR1Tu8?t=301

 

영화 초중반부 단체생활하는 호텔장면에 등장하는 음악입니다.

정서적인 제1바이올린의 subject로 출발해서 2바이올린이 모방하며 들어온 지점부터

장2도 불협화음의 불안한 정서로 빠져들며 왈츠리듬의 서정적인 피아노와 대비되는

현악4중주의 불협화음이

서정적이면서도 불안하며

감상적이면서도 긴장되는 역설적인 영화의 톤에 맞는 선곡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PGxJdwqW2K0

 

제1바이올린부터 시작 첼로까지 하모닉스주법에 의한 반음계로 시작하는 전형적인 무조음악입니다.

주인공이 호텔에서 사이코패스성향의 여자와 억지로 커플이 된후 첫날밤을 보내는 장면부터 이 커플이 나오는 장면을 연출하는 음산한 음악

 

 

https://www.youtube.com/watch?v=9PnBLZai7FY&list=PLg1ePVzIEQF7mNeseXLP7Hn-7NUqiLd70&index=11

 

영화의 후반부에 나오는 벤저민 브리튼의 스트링 퀄텟

역시 불안한 정서를 대변하는 음악

선곡에서 알수있듯이

피아노 5중주나 현악4중주등 규모가 작은 실내악을 차용했기 때문에

캐릭터들의 내면이나 극적 상황등을 섬세하게 그려낼수 있었습니다..

보통 영화음악의 톤을 결정할때 영화의 사이즈에 음악을 맞추는 경우가 많은데,

예를 들면 블록버스터 규모의 액션이나 장대한 영상에는

심포닉 규모의 큰 오케스트레이션을

반대로 드라마적인,

한정된 장소에서 펼쳐지는 인물중심의 영상에는

실내악적인 사이즈가 어울립니다.

이 영화같은 경우는 당연히 후자이며,

특히 현악4중주정도의 사이즈는 악기의 질감 하나하나가 선명하게 들리기때문에

섬세한 연출에 어울리는 사운드를 만들어 낼수 있습니다.

특히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 영화에 나오는 배우들의 연기가

표정을 숨기고

최대한 건조하게 연출되기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는 캐릭터들의 내면을

섬세한 질감의 음악으로 보완해 줄수 있다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특히 음악의 여운이 오래 남는 영화라고 생각되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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